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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상처 입은 사람들의 목소리, 아픔이 길이 되려면

by 책과소녀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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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몸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은 쉽게 깨지기도 한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책 속에서 우리의 정신이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망가지는지 알아보고 우리가 마음과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생각을 이야기해보자.

 

상처 입은 사람들의 세상

오늘날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어쩌면 혐오가 가득한 세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누군가는 사람은 언제나 선한 존재이며 그들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길을 가다 한 사람을 골라 그를 들여다보고 파헤쳐본다면 이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각자 개인으로서가 아닌 다수의 사람, 사회, 국가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가 아닌 그들은 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의 마음은 언제나 나약하고 여린 존재이다. 마음을 단련하고 상처 받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노력하지만 항상 우리의 육체는 마음으로 인해서 생긴 병으로 인해 삐걱거린다. 마음의 문제는 특히나 누군가가 나에게 던진 '말'이 쐐기가 되어 박혔을 때, 우리의 마음은 망가지고 부서진 정신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한 사람의 작은 말 한 마디로도 망가지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거대한 사회에 의해 짓밟혔을 때 어떻게 될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우리가 성장해가며 받을 수 밖에 없는 상처와 흉터들로 인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병들어가는지 이야기해준다.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상처는 무엇이 있을까? 혐오가 가득한 사회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비수와 같은 말을 던지는 것을 방관했다. 능력주의가 만연한 사회는 우리가 실패에 대한 죄책감에 울고 있을 때 함께 눈물을 흘려주지 않았다. 사회가 전염병으로 인해 망가졌을 때, 우리가 그로 인한 책임을 직접 져야했다. 국가에 의해서 청년의 마음 뿐만 아니라 몸이 망가졌을 때, 그들은 남의 자식이라고 외면했다.

 

세상에 의해 망가진 정신

김승섭은 우리의 마음과 몸에는 누군가가 나에게 준 상처뿐만 아니라 그들이 준 상처들 또한 뿌리 깊게 박혀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조그만 차별에서부터 사회적 고통, 국가적 재난 나아가 인종 차별이나 젠더 갈등 같은 현재 인류가 해결해야 할 숙제까지 말이다. 이런 상처가 가득한 사람들이 어떻게하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그의 연구를 통한 결론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치밀한 조사를 통한 냉철한 사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그의 자료들을 통해서 우리는 사회로 인해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 정신의 상처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건강을 해쳤는지를 말해준다. 물론 우리는 사람의 몸이 그렇게 단순하게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흔히 말하는 축복받은 유전자인지, 술과 담배 여부, 성별, 식생활, 운동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수 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와 사실만을 통해서 우리를 설득시킨다.

 

이 책은 사회가 준 슬픔을 통해서 겪은 아픔과 병에서 우리는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나아가고 새로운 길을 찾아 삶을 이어나가고 건강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승섭은 사람들을 연민하고 걱정하며, 진정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줄 뿐인 어두운 시대일 수록 서로가 연결되고 서로의 상처를 돌봐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희망

그는 우리의 상처 받은 마음의 회복의 가능성을 믿는다. 사람과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통해서 치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통을 나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자고 말한다.

 

이는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일이기도 하다. 상처를 준 사람은 어쩌면 상처를 주었다는 것도 모르고, 왜 상처 받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가 어째서 아픈지, 고통 받고 있는지를 설득해야만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상처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고통을 나눔으로서,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사회적 폭력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누군가는 우리의 상처를 보듬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함께할 때 더욱 건강해지는 우리

오늘날은 누구나 상처를 받았고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지닌 채 아프지 않은 척 살아간다. 우리는 그런 상처를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말하지 않았고, 대화를 단절했고 이해하지 못하는 서로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그런 어리석은 우리를 이용한다. 그렇게 우리는 또 다시 상처 받아왔다.

 

이 책은 이런 우리의 아픔과 병을 치유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며, 세상에 자신의 부끄러움을 이야기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할 수록 강해질 수 있다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사회적 폭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보는 따뜻한 시각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나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용기를 쥐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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